본문 바로가기
일상/영화, 드라마 그리고 책

25년 10월의 드라마 사마귀_살인자의 외출 리뷰|정이신의 살인은 선인가 악인가?

by 사우입니다. 2025. 10. 14.

출저 : SBS 공식 홈페이지 사마귀_살인자의 외출 포스터

 회차를 반복하면서 시청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정이신의 살인은 죽어 마땅한 자를 아무도 처단할 사람도 상황도 안 되는 그런 무력한 자들을 위한 것이었는가.’, ‘정이신의 살인은 다른 쾌락을 위한 살인과는 다른 것인가.’ 그리고 ‘정이신은 살인에 쾌락을 느끼는 자인가.’ 였다고 생각한다.

 

 폐광마을이 빛도 희망도 없는 곳이 되어 가면서 사람들은 욕설과 폭력에 익숙해지기만 했던 과거가 회차 중간중간 삽입될 때 마다 사마귀의 출현은 그런 상황을 타개할 여성과 아이들의 빛으로 연출이 된다. 경찰은 무력하고, 가정폭력에 대한 개입이 불가하던 시대에 몸에 상처가 늘어나는 여성들과 아이들은 늘어나고 눈에 보이나, 이를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심지어 경찰조차도 아니었다. 그 상황을 자신이 끊어내고, 구원이라는 이름의 살인으로 주변 사람들을 해친 사마귀였다. 그런 고민을 같이 하는 최중호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최중호는 절망이 뒤덮은 마을을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던 경찰이었다. 그러나 사마귀라는 존재의 등장으로 자신이 목격한 폭력의 가해자들이 처벌당했다고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정이신이 사법거래를 제시했을 때 (우리나라는 그런 편의를  봐주는 형식의 사법거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정도 재판 과정에서 감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한다.) 큰 거부감과 반발심 없이 거래를 하고, 정호를 지키고 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지 못한 것을 했던 당시의 여성 살인마라는 모순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모방살인이 발생했고 상황은 바뀌었다. 20년이 지났는데, 새로운 모방범은 어떤 기준도 없이, 살인을 위한 살인을 시작하게 되었다.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면서, 사마귀 정이신은 우상화하며 살인을 하는 것이다. 그러자 최중호는 느끼게 된다. 이는 사마귀와는 다른, 쾌락주의적인 살인마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방범으로 시작을 했기에 살인마를 잡기 위해서는 정이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자백받아 넣었던 정이신과 두번째 거래를 하게 되었다. 거래 조건은 아들 정호, 즉 경찰인 무열이었다. 살인을 반복하면서 살인의 재미를 느끼고 결국은 인간성을 내려놓았던 정이신이지만 마음 한구석에 정호에 대한 모성애는 남아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보고싶었고, 기회가 되었고 정이신은 그것을 잡았다. 

 

고현정이라는 배우는 감독이나 연출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고마운 배우일 것이다. 살인 그 자체를 즐기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이지만 당위성을 가지고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죽였고, 그리고 지금은 아들을 향한 모성애를 가지고 목적을 가진 행동을 하는 정이신을 이보다 더 잘 연기할 수 있을까. 이전에도 재밌게 본 “너를닮은시간”에서도, 단 하나 고현정이라는 배우의 연기와 개연성으로 그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봤던 기억이 있다. 이번 드라마를 처음 보게된 계기도, 예고편의 고현정 연기가 내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얼굴 근육 하나 미세한 떨림까지 이용해서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차수열이 소속된 강력수사대 사람들이 나올때는 계속 거슬리며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었던 점도 있다. 다행히 주연배우들인 차수열 역의 장동윤 배우와 최중호 형사를 연기한 배우 조성하는 나름의 당위성을 가지고 연기를 했다고 느껴 드라마의 몰입감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다음 한명 한명 나올때마다 몰입을 탁탁 깨게 만드는 배우들은 나를 힘들게 했다. 일단 배우 이엘이 연기한 김나희 주임 형사. 그녀는 차수열에 대한 과한 반감이 있다. 자신의 팀이 수사하던 것에 중간에 투입되었고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성과를 내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차수열을 받아들이지도, 배척하지도 않는 연기를 하는 데 약간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면서 차수열과 나머지 강력범죄수사대팀과의 갈등은 불필요한 것이 아니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단순히 거짓말을 하고 숨기는 게 있어서 배척하고, 그게 해결되니 차수열을 받아들이는 당위성이 부족해서 불편한 마음으로 계속 볼 수밖에 없었다.  배성규 형사를 연기한 김민호 배우는 그냥 연기 자체가 어색했다. 표정과 발성 연기 모두 어색해서 오히려 김민호 형사를 미워하게 만들었다. 공식 홈페이지에 ‘수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김나희에 대해 열렬한 존경과 동료애를 가지고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나희의 자리를 빼앗고 등장한 차수열! 이래저래 퉁퉁대며 수열과 부딪치지만 때론 인간적인 면모로 수사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미워할 수 없는 존재.’라는 설명이 있다. 여기에서 느끼는 감정은 김나희에 대한 존경이나 믿음은 필요이상으로 과하고, 수열에 대한 반발심은 이해가 되지않으며, 마지막 줄인 ‘인간적인 면모로 수사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미워할 수 없는 존재.’라는 설명은 공감되지 않았다. 그저 개연성이 없이 스토리의 진행과 몰입을 방해하는 인물이라 느꼈다. 오히려 팀 막내인 김태정 배우의 최혁형사는 깔끔했다. 형사팀의 막내로서 생각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부분을 적절히 했던 것 같다. 아직 팀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이나 존경은 없고, 많은 일을 배우는 단계에서의 고충을 가진 인물을 적절히 표현했다. 오히려 차수열에 대한 이정도의 경계심이 개연성있게 적당하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박완형 배우가 연기한 손지안 형사. 하 이건 진짜 별로였다. 솔직히 별로였다. 어떤 nerdy하고 전문적인인 그런 사이버 수사 형사 같은 걸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찐따 같은 면도 크게 잘 보이지 않고 어색했다. 공식 홈페이지 글을 빌리면 ‘모두가 커피를 마실 때 아이스 매실을 외치는 약간은 눈치 없는 데이터 전문가.’라는데 그런 눈치없고 사회성은 떨어지지만 컴퓨터를 기가막히게 잘 다루는 그런 너드같은 공대생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겠지? 그치만 보기에 그냥 뭘 하는 지 잘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 이중성을 표현하려고 하면 극단적으로 너드와 천재를 오가야 하는데, 그냥 이도 저도 아니니까 컴퓨터를 하는 형사 팀의 사람 중 하나로 밖에 안보여서 캐릭터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목소리.. 너무 보는 내내 거슬렸다. 처음에 배우가 대사를 치는 순간 깜짝 놀라서 정지하고 배우에 대해 찾아보았다. 이건 무슨 톤으로 연기를 하는거지? 하면서. 어떤 인터뷰를 보았는데 특이한 보이스를 가지고 있고 이를 강점으로 가져가서 연기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매력적일 수 있는 목소리리라고 생각은 든다. 그러나 연기의 톤을 잘못잡아서 자꾸 모지란 영구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사이버 수사는 떼 놓고 진행할 수는 없기에 계속해서 나오는 데 볼때마다 몰입이 깨지고, 마지막 드라마 끝날 때 까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이 목소리 톤이 진입장벽이었다고 느꼈다.

 

차수열을 연기한 장동윤의 배우에 대한 인상은 엄청 크지 않으나 다른 배우가 차수열을 대체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유튜브(찰스엔터)에서 썸네일이나 쇼츠로 보았던 인물이라 요즘 핫한 배우이구나 생각하고 넘어갔던 사람이었다. 연기했던 걸 보지는 못했어서 그냥 조연 배우인가보다 생각은 했었다. 이번에 필모를 찾아보면서 꽤 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던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나마 얼굴을 봤던 역할은 미스터 션사인 밖에 없는 걸 보면 내 영화나 드라마 취향과는 작품 선택을 겹치게 하지 않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드라마 내내 서사를 이끌어가는 감정연기가 매우 자연스러워서 보는 데 무리가 없었다. 살인자 어머니를 둔 아들이자 형사,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아내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도 처하게 되는 그 다급한 상황에서도 연기가 훌륭했다. 이게 수사물의 경우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이 많은 데 이때마다 비슷한 표정으로 연기하여 혹평을 듣는 배우들이 있는데, 장동윤 배우는 자연스럽게 모든 순간을 연기해냈던 것 같다. 연기력으로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가 된다.  아내로 나오는 김보라 배우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 없는 연기를 하는데, 김보라 배우가 연기한 이정연이 그런 성격의 사람이었던 것이겠거니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따뜻하고, 사랑스럽지만 강인한 여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 수도 있지않을까 생각이 지나갔다.

 

‘내가 모르는 시간 속의 수열이는 자기 곁의 약한 친구를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너는 엄마 없이 울지 않고 스스로 잘 컸구나. 안녕, 차수열 경감님. 저는 이제 더 이상 당신에 대해 궁금한 것이 없습니다.’ 사건이 다 끝난 후 정이신이 혼자 속으로 되뇌인 말이다. 자신은 어렸을 떄 일어난 비극이 있었고, 도망치려고 했으나 다른 지옥이 펼쳐졌었다. 그러면서 인간성을 잃어가고 사람을 죽이는 살인자가 되었다. 그러나 아들인 차수열, 정호만은 바른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왔었다. 최중호 형사와 사법거래를 하며 정호를 지켜봐 달라고,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사람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랬다. 그리고 혹시 자신과 닮지는 않았을까. 목적과 필요에 의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지는 않았을까. 따뜻한 가족이 생기지 않고 혼자 외롭게 살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가득했던 것이다. 정이신은 정호가 가진 측은지심, 가여이 여기는 마음을 보았다. 딱한 처지의 사람을 위해 살리려고 노력하고 진심으로 공감하는 마음을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외출(이라는 이름의 사건)을 통해 마주한 정호의 아내 이정연이 따뜻하고 강인한 사람임을 두 눈으로 그리고 결과로 확인을 했다. 그러니 어떠한 미련도 없이 정호가 잘 지내기만을 바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교도소 환경은 다시 불편해져서 몸은 불편해졌을 지라도, 마음은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연출적으로 그리고 미술감독의 배경이, 조명, 음악이 조화로워 보는 맛이 있었다. 여기서 다양한 성별의 살인마가 나온다. 정이신, 조이, 정현남이 있고 범죄자 서구완이 있다. 여기서 감독은 ‘정이신의 살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헤?’. ‘정이신의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있나?’, ‘그렇다면 다른 살인들은 더 나쁜 범죄인가?’ 이런 수많은 질문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끌고나간다. 그리고 보는 시청자 또한 머릿속에서 그런 질문들이 맴돌게 된다. 정이신은 살인자다. 그러나 어떤 부분은 우리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는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주변의 여성과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저질렀던 것 같다. 그러나 살인은 살인이다. 이러한 생각의 굴레를 계속 이어가며 재밌게 본 드라마 사마귀_살인자의 외출이었다.



'일상 > 영화, 드라마 그리고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홈타운 (4화~12화 완결까지)  (2) 2025.04.30
홈타운(movie_2021)_1화~3화  (1) 2025.04.08